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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 서서 대기하는 식당 vs 앉아서 대기하는 식당
작성자: 현대옥    작성일: 2017-09-29   조회수: 1556   

 

수 년 전, 경기도 소재의 어느 식당에서 겪은 일입니다. 다양한 특수야채로 쌈 싸먹는 돼지고기 전문의 유명한 식당인데 한참 올라간 산 속 외딴집으로 위치하고 있습니다. 저녁 피크 시간대 방문이었는데 식당 못미쳐서 따로 준비되어 있는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걸어 가야 했고, 이 식당에서 처음 할 일은 대기표를 받는 일이었습니다. 식당동 앞 마당 한 쪽에서 대기 전담의 직원이 대기순서표를 발급해 주고 마이크로 순서를 부르고 있습니다.


큰 마당의 정원에는 여러 다양한 종류의 나무들과 그 나무들 밑의 벤치들 그리고 작은 연못이 가꾸어져 있습니다. 나무가 띄엄 띄엄 서 있듯, 그 밑의 벤치들도 그에 따라 멀리멀리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일행과 함께 벤치에 앉아 산 구경, 정원 구경, 같은 고객의 사람구경을 하고 있다보니 지루하지 않은 사이에 스피커로 순서가 불려졌습니다.

 

그 식당은 대기하는 것 자체가 하나의 즐기는 문화로 승화된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식당업을 하는 사람으로서 강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여느 대기 서는 식당들에서 겪는 일로서의 뙤약볕 밑 또는 우산 편 채 또는 추위에 떨면서 앞뒤로 밀착된 채 새치기 당하지 않으려는 감시와 긴장감은 아예 없습니다. 담당 직원이 마이크로 순서를 불러 주니 내 순서가 바뀔 걱정도 없기에 자연구경 사람구경하기에 딱 좋았습니다. 일면식도 없는 타 고객들에 대하여 감시가 아닌, 마치 같은 것을 즐기러 온 동류의식의 친밀감까지 느끼게 됩니다.

 

어쨋든 이 식당은 '줄 서서 대기하는' 식당이 아닌 '줄 안서고 흩어져 대기하는'  식당 내지  '서서 대기하는' 식당이 아닌 '앉아서 대기하는' 식당이었습니다. 앉아 대기하는 것도 '종대로 쪼그려 앉아 오리걸음의 대기'가 아닌 '벤치에 넉넉하게 앉아 대기'하는 것입니다. 

     

전주는 콩나물국밥의 본산이라고 자타가 인정합니다. 우리나라 콩나물국밥식당의 대다수가 상호에 전주를 넣고 있는 것만 봐도 그렇습니다. 전주를 방문하신 관광객들께서는 전주의 음식인 콩나물국밥을 많이들 찾게 되고, 특히 전주 현지인으로서는 전주를 방문한 친인척이나 친구들에게 아침 식사로 대접하기에 딱 좋은 듯 합니다. 물론 전주 현지인들은 토일요일에는 가족단위로 콩나물국밥을 즐기는 외식문화가 그 어느 도시보다도 발달해 있다고도 봅니다. 이렇다보니 전주에서의 유명 콩나물국밥 식당들을 보면 토일요일 오전 시간대에는 대략 대기가 발생하곤 합니다.

 

저희 현대옥본점의 경우도 여러 부족한 점 많지만 토일요일 오전시간대에는 대략 대기가 발생합니다. 다행히 본점 인근 곳곳에 현대옥가맹점들이 있기에 상당수 고객은 대기하시지 않고 금방 차를 빼 인근의 다른 가맹점으로 달려 갑니다. 또 상당수 고객께서는 2층 대기실에서 대기하시면서 콩나물박물관을 관람하십니다.

 

저희 본점 2층의 대기실에는 냉난방 시설이 충분히 되어 있고, 의자와 정수기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아마 짐작에, 경기도 소재의 그 식당 만큼의 즐기는 대기 문화까지는 아닐지라도 더위, 추위, 서 있는 것, 감시 등의 불편함만큼은 없을 것이라고 봅니다. 더하여 저희 본점은 마이크로 순서를 불러드리고 있으니 대기하는 시간 동안 자연 경치의 볼거리는 아닐지라도 대한민국에 유일하게 존재하는 ‘semi-콩나물박물관을 편하게 관람하셔도 됩니다.

 

용기 도전 벤치마킹 고객배려 등이 꼭 어디 큰 기업경영이나 백화점 경영에서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고 봅니다. 외식업, 식당업, 외식프랜차이즈사업의 바로 그 곳에서도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인식합니다.

 

이러한 선의의 경쟁, 공정한 경쟁, 치열한 노력을 하여야 하는 것이지 자신 외식사업체에 대한 홍보 수단으로서, 전문적이고 지속적으로 인터넷블로그글의 인위적 상위노출이나 할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더 심한 경우로서는 경쟁업체에 대한 안좋은 글까지도 상위 노출시키는 작업을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한다는 것은  도가 한참 지나친 경우입니다. 이러한 경영보다는 '대기 고객'에 대하여 무엇을 할 것인지를 고민하는 경영이 훨씬 장래적이다라고 신념합니다.

 

일본의 도쿄디즈니랜드는 장내 청소하는 직원들까지도 방문객들께 청소 동작이나 이동 행렬에서 볼거리의 퍼포먼스를 수행한다고 합니다. 놀이기구마다 줄이 길게 서 있습니다. 그냥 방치하지 않는, 고통스러운 고민 속에서 '대기 고객'에게 그에 상응한 보상서비스를 생각해 낸 것입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기업이 살아 남기 위해서는 남 탓만을 늘어 놓거나 주변 도움만을 기다려서는 안됩니다. 할 수 있는 것들, 아니 해야 하는 것들이 부지기수입니다. 도쿄디즈니랜드를 방문한 고객들은 돈을 기꺼이 팍팍 쓴다고 합니다. 식당업도 마찬가지입니다. 고객께 음식과 서비스의 질을 높여 제공하고, 그에 맞는 가격을 책정하고, 소비의 즐거움을 함께 나누어야 합니다.

  

인터넷이나 TV맛집프로그램을 보자면 한국에서나 일본에서나 미국에서도 줄 서 기다렸다 먹는 유명식당들이 많습니다. 언론상에서 보여 주는 그 장면들은 그 프로그램에 '보는 재미'를 한껏 담아 넣고자만 하였지, 줄 서 기다리는 사람들의 태반이 겪을 '고통'에 대하여는 거의 얘기한 적이 없을 것입니다. 물론 어느 느긋한 여행길의 어느 유명 맛집에서 줄 서 대기하고 먹는 재미도 상당할 것이지만, 아무튼 순서로서의 줄 그리고 그 마저도 상당 시간을 서 있어야 한다는 것은 그렇지 않음에 비하여 좋을 리는 없다고 봅니다.

 

인류 문명사는 불편에 대한 개선의 역사일 것입니다. 이제 '줄 서 대기하는 맛집의 불편함에 대한 그 간의 당연시'에 대하여 누군가는 '아니다, 개선해야 한다'라고 외치고, 그 외침은 나비효과여야한다고 봅니다. 그리하여 언젠가는 '이 세상 줄 서 기다리는 것으로부터의 불편함'이 모두 거두어 내지고 '또 하나의 편익된 세상'이 만들어져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 분야 세상을 바꾸는 일에 대하여 우선 현대옥본점에서 그 시작을 하고, 도쿄디즈니랜드에서도 이제 볼거리 퍼포먼스만을 넘어 딱딱한 플라스틱벤치라도 놀이기구 마다마다에 배치하여야 할 것입니다.  

 

'대기 고객'을 보면서 즐거움이 아닌 '고통'을 느껴야 합니다. 뚫어지게 바라보면 길이 보입니다. 식당업은, 자영업은, 사업은 그렇게 뚫어지게 바라보지 않으면서 대충하면, 대략 망합니다. 월급받는 직장생활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승진하느냐 못하느냐의 정도가 아니라, 가족과 함께 망하느냐 마느냐의 안타까운 처지에 있습니다.

 

지금 영업이 좀 된다해서 방심하거나 자만하면 주변에 필시 임자가 나타납니다. 우리는 시장경제의 무한경쟁에 온전히 노출되어 있습니다. 더 벌려는 욕심으로서가 아니라 생존 그 자체를 위해서 노력 또 노력해야 합니다.

 

요즘 곧잘 망한다는 자영업, 절대 망하지 않는 길이 뚜렷이 있습니다. "절반 미쳐서 하기"입니다. 월급쟁이는 중간만 해도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식당업에서 중간은 '무덤'입니다. 요즘 TV뉴스에 식당의 5년 생존율, 10년 생존율의 통계가 곧잘 보도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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