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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인간의 품위와 욕망을 담다
작성자: 현대옥    작성일: 2016-08-06   조회수: 2159   

자연의 동물들 중에서 인간만이 요리를 한다고 합니다. 불을 이용하여 굽기도 하고 삶기도 하고 조미료도 넣고 참기름같은 향신료도 넣어 맛있게 먹고자 하는 것입니다. 맛 없는 음식은 인간의 품위를 상당 부분 훼손시키게 됩니다. 동물들처럼 양발바닥으로 누른 채 이로 물어 뜯고 입가에 묻혀 가며 먹는 것도 인간의 품위를 훼손시킵니다.


칼로 자르고 믹서로 갈고, 먹기에 적당한 크기로 만드는 것도 품위를 지키는 일입니다. 주부가 만드는 가족의 식탁에서, 차려진 음식들이 제법 맛 있으면 음식을 먹는 가족 일원의 품위감이 적절히 느껴지는 것입니다. 


품위를 넘어 한 걸음 더 나가, 어떻게 하면 '더' 맛있을까, 더 건강을 담을까, 더 폼 나고 더 달콤한 디저트를 만들까, 더 쉽고 간편하게 조리할까, 더 대량생산할까를 고민합니다. 이러한 고민 속 요리에는 탐욕이 아닌 인간의 숙명적 욕망이 담겨 있습니다. 

 

요리는 인간의 품위를 유지하고, 인간의 욕망을 담는 방향으로 발전해 왔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끊임없이 진화와 발전을 거듭해 나갈 것입니다. 인간은 동물과 달리 금새 한계효용체감의 마법에 걸리게 되는 것이어서 발전과 진화를 이루어 내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는 존재입니다.


금새 흥미를 잃게 되는 최신형 스마트폰이 그러하고, 싸이의 강남스타일도 그러합니다. 한 때 당대를 사로잡은 소나타Ⅱ가 지금까지도 길거리의 왕좌와 대세로 굴러 다닌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입니다. 인간에게 변화와 발전은 선택이 아닌 숙명입니다.

 

인간의 품위를 지키고 인간의 욕망을 채워주는 요리는 누가 발전시켜 나갈 것인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타고난 소질로 또는 피나는 노력으로 전문가 반열에 오른 사람들의 몫이자 영역입니다. 스마트폰이나 게임이나 작곡을 아무나 막 만들 수 없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이러할진데, 일부에서는 요리를 너무 쉽게 보거나 당위성만을 관념하며 인간들은 요리를 욕망하자 그래서 각 가정 내에서 좋은 식재료로 맛있고 건강한 요리를 해 먹음으로써 화목과 행복을 얻자라는 주장이 있습니다. 전업주부의 영역에서는 어느 정도 가능한 얘기이겠지만 맞벌이 부부나 전문직종사 여성 등 다른 영역의 사람들에게는 상당 부분 어려운 얘기인 것입니다.

 

직장이나 학교에 구내식당이 있고 별도의 음식담당자들이  점심을 차리고 설겆이해야 하는 것이지 일도 않고 공부도 않고 점심준비에 참여하라는 것은 아주 비효율적이고 불합리한 것일 것입니다.


가정주부의 영역에서도 꼭 당연한 것만도 아니라고 봅니다. 소질없고 취미도 없어 대략 음식맛이 없을 것이라면, 차라리 외식을 종하면서 요리하는 시간을 줄이고 대신 자녀교육에 시간과 정신을 할애하거나, 가정경제를 일구는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고 봅니다. 음식을 왜 안차리느니, 맛이 없니, 설겆이는 왜 안도와 주느니 하면서 가족 내 갈등 쌓여 가는 것보다는 훨씬 현명한 일이라고 봅니다.


어느 유명한 여성 과학자는 연구로서 세상을 이롭게 할 시간도 부족한 터에 요리책을 펴놓고 조리하고 설겆이까지를 해야 한다는 것은 참으로 큰 손실일 수밖에 없는 일입니다.

 

세상은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만들어 내는 문명을 인간들이 기꺼이 소비함으로써 문명 발전이 이루어져 왔고, 앞으로는 더욱 세분화되고 더욱 고도화된 전문성이 각 분야를 추동할 것이어서 인간의 편익을 날로날로 증대해 갈 것입니다. 음식도 온전히 이 영역에 속할 것이라고 봅니다. 음식전문가 집단 또는 외식업자들이 연구하고 만들고 일반 다수들이 소비하는 구조입니다.

 

노래를 전문가가 작곡하고 가수가 부르고 대중 일반은 들으면서 즐거워 하고 박수보내는 것이 이치인 것이지 실력도 없으면서 내가 들은 것은 내가 작곡하거나 잘 부르지도 못하면서 남 앞에서 노래 불러야 한다면 자신이나 주변 모두가 고역인 것입니다.


지금 산업 현장에는 대형이든 중소형이든 식품제조업체들이 세상에 없던 형식으로서 HMR제품을 쏟아 내고 있고, 새로운 식재료를 발명해 내고 있습니다. 그 식품업체들에는 당연 대학전공자 그룹의 전문가들이 참여고 있음도 불문가지입니다.

 

음식도 이제 어느 정도는 가정생산에서 산업생산의 영역으로 빠르게 또는 서서히 진입하고 있다고 봅니다. 미국경우 각 가정에서 조리하는 시간이 대략 30분 정도로 줄어 들었다고 하며, 싱가폴 홍콩의 경우도 가족외식이 매우 활성화되어 있다고 하며, 한국도 이제 서서히 그러한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고 합니다.


옛 적에는 옷도 각 가정에서 자르고 기워서 입었을 것이지만 지금은 멋지게 디자인된 기성의 완제품을 구매합니다. 집도 스스로 지어 살았겠지만 그렇지 않게 된 지 오래입니다. '의식주' 중 이제 마지막 남은 부분이 '식'입니다. 식, 이 부분도 결국 시간의 문제일까? 50년 뒤의 세상을 느 누가 감히 장담할 수 있을까? 아직 어느 미래학자도 이 부분에 대하여는 말하지 않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제 음식도 스마트폰처럼 전문적 생산자 그룹이 있음과  다수 소비자 그룹이 있음을 새롭게 인식해야 할 때이고, 이 관점이 활발히 그리고 적극적으로 얘기되기 시작함으로써 '요리의 즐거움'이 아닌 '요리의 어려움요리의 고통'을 걷어 내는 '새로운 문명'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봅니다.


어쩌면 공론화해야 할 페미니즘'한 영역'임을 적극적으로 인정하고, 그 타개책도 '문명'이라는 이름으로 적극적으로 논의돼야 할 것입니다.​ 대형 식품회사만큼이나 이 땅 위 식당들이 담당하고 있는 '주부해방, 엄마의 휴식'의 몫은 가히 큼을 분명 주장합니다.​


저희 현대옥은 이러한 적극적 논의 그리고 식당의 역할 등에 대하여 앞으로 이 곳에 적절히 더 글 쓰고자 합니다.​ 저희 현대옥은 이미 '오늘은 엄마를 쉬게 하자'의 TV CF를 만들어 전북지역에 광고까지 하였고, 그 것은 시작에 불과한 것으로서 앞으로는 더욱 공론화할 것임도 말씀드립니다. 지금 전주의 '휴일 아침'은 다른 도시와는 일정 다를 것이라고 봅니다. 가족의 아침 또는 점심 또는 저녁의 국밥외식이 발해지고 있습니다.      

 

일부 식품제조회사나 근본주의와 전통주의에 지나치게 치우친 일부 전문가나 이제 자기 주관이나 자기 입장에서만 주장하거나 숨기거나 왜곡하지 말고, 변화를 두려워 하지 말고, '문명'의 큰 흐름 앞에 용기있게 변신하고, 용기있게 고백하고, 그리고 바르게 나서야 할 것입니다. 타인의 관점과 주장, 다른 입장에 서있는 당사자들의 얘기도 들으면서 새로운 구도, 새로운 문명에 대하여 다 함께 얘기하여야 할 것입니다.  

 

"요리, 인간의 욕망을 담다"

"인간, 요리를 욕망하다"

 

"인간, 작곡을 욕망하다"

"작곡, 인간의 욕망을 담다"

 

"인간, 디자인을 욕망하다"

"디자인, 인간의 욕망을 담다"

 

어느 것이 답일까. 각자의 주관도 존중돼야 하지만, 식당업 외식업을 펼치고 있는 입장에서는 답은 상당 부분 정해져 있다고 봅니다. 직업은 단순히 먹고 사는 것을 넘어 세상에의 참여이며, 세상을 바꾸는 것에의 실천이기도 합니다.


식당을 하는 이 땅 위 외식업 종사자들은 자신 식당에, 자신의 음식에, 자신의 서비스에 인간의 욕망을 담고자 부단히 노력하고 성과를 내면서 '때'를 맞이 하여야 할 것입니다. 외식시장의 확대는 문명사적 필연일 것입니다. 요즘 TV를 켜면, 맛집프로그램 많고, 음식프로그램 많고, 스타쉐프와 스타음식칼럼리스트들의 인기와 위상은 대단합니다. 시대적으로나 문명사적으로나 새롭지만 당연한 현상으로서 더욱 일반화되리라고 봅니다.


미 거의 모든 대학이 조리 관련, 외식 관련 학과를 두고 있으며, 고등학교에까지 범위가 확장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들 전문가 쉐프들이 음식산업, 외식시장 부문을 거의 전담하여 맡게 될 날이 오리라고 봅니다.

 

'요리, 음식'은 저출산, 육아 조리 설겆이 등 가사노동의 분담, 여성의 사회적 경제적 활동 참여, 실질적 양성평등 실현, 가정에서의 휴식과 화목 등의 문제에서도 주목할 관점 중 하나라고 보기에 앞으로 와 관련된 글을 한 두 차례 더 쓰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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